“복지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으로 소외되는 국민 없게 할 것”
[인터뷰]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
[김현준 원장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복지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복지로와 e보건소를 운영 중이며 온라인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해 꾸준히 접근성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홀로 거주하는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구주가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565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 중 37%, 213만 가구가 독거노인 가구였다. 심지어 독거노인 10명 중 3명이 대화할 상대가 없어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인구고령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에 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복지 수요 확대와 다양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에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하 사보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사보원은 보건복지분야 정보화 전문기관으로 복지의 대동맥인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비롯해 보건복지분야 주요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 대상자 발굴 및 해소, 위기가구 및 아동 지원 등 약자복지 실현을 위한 보건복지 정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최근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으로 임명된 김현준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면서 사보원의 역할이 커졌다.
복지위기 의심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1만5000명에서 2023년에는 139만명으로 약 12배 증가했다. 또 복지서비스 수혜자는 2015년 1만8000명에서 2023년 69만명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사보원은 노인맞춤돌봄, 통합사례관리, 장애인사례관리, 정신사례관리 등 돌봄통합에서 필요한 서비스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시스템 구축 노하우와 운영역량을 취합, 돌봄수요자가 손쉽게 통합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복지 사각지대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2년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처럼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등록지와 실거주지가 다르고 연락처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사보원은 복지지원을 받지 못하는 국민까지 두루 살피기 위해 연락처 정보를 최신화해 지자체에 제공하는 등 관계기관과 꾸준히 협업 중이다. 내년에는 23억원 규모의 시스템 구축을 추진, 고독사위험군 사전식별과 다양한 복지서비스와 사례관리 지원 등 본격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정보전달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 복지 사각지대 지원자 발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회취약계층의 선제적 발굴과 지원을 위해 2015년도부터 ‘복지 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2015년 AI 빅데이터 기반 18종 위기정보 입수를 시작으로 2021년 34종, 2024년 46종으로 위기정보를 점차 확대해 복지사각지대 대상자 발굴에 힘썼다. 그 결과 10년간 단전, 단수 등 정보를 활용, 위기의심 징후를 보인 666만명을 찾아 290만명의 위기가구에 기초생활보장, 긴급지원 등 공적급여와 민간자원 연계 등의 복지서비스를 지원했다.
- 복지위기 알림앱을 적극 활용 중이다.
‘복지위기 알림서비스’는 주민센터 방문 없이도 애플리케이션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대상자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가 제공되는 서비스다. 올해 9월부터는 건강보험공단 강원지역 지사들과 협력해 복지사각지대대상 신고채널을 ‘복지위기 알림앱’으로 일원화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향후 전국 지사로 확대할 계획이며 신고의무자인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LH 등 유관기관까지 점차 확대 예정이다.
- 취약계층은 온라인 사용이 어렵다.
온라인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개선에 노력 중이다. 현재 온라인으로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복지로’와 ‘e보건소’를 운영 중인데 복지로는 장애인의 이용을 위해 매년 접근성을 심사·인증받고 있으며 e보건소는 지난해 통합구축 이후 접근성 인증을 완료해 올해 말 갱신 예정이다. 웹 접근성 외에도 어르신들이 보기 불편한 활자 크기 조절이나 복지서비스 신청 시 음성안내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다문화가족 등 언어장벽으로 인해 복지정보 접근이 어려운 경우 ‘복지로’에서 다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등 총 57종의 복지서비스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4개 언어로 번역 제공 중이다.
[사보원은 원활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위해 2022년 9월 개통 이후 24시간 점검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 지난해 문제됐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개선됐는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2022년 9월 개통 이후 현장 점검 등 안정화 과정을 거쳐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매월 복지급여 지급과 생계비 조기지급도 차질없이 실시 중이며 2024년 7월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등 신규 복지제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동·노인·장애인 등 분야별로 운영 중인 사회서비스 관련 시스템은 아직 미완 상태다. 차세대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일부 과업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사보원은 미완료 과업 재추진을 위해 재정 당국과 협의 중이다. 사회서비스 정보를 통합·연계하고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사보원이 핵심으로 갖는 가치 사업은.
복지 대상자의 선제적 발굴을 통한 사각지대 해소이다. 복지서비스를 모르는 국민이 많다. 이에 사보원은 복지 멤버십, 온라인 복지서비스 신청, 복지위기 알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국민이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안내 중이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으로 다양한 위기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대상자를 선정해 지자체에 통보하는데 위기대상자로 분류되면 보건복지팀이 대상자에 일일이 방문·전화해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 돌봄통합서비스와 사회안전망구축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돌봄통합서비스는 의료·요양·돌봄의 판정체계를 하나로 통합해 노인인구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요양서비스와 돌봄서비스가 분절 운영돼 불편했을 노인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시스템을 활용한 통합판정체계를 마련, 필요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 향후 나아가야 하는 복지패러다임은.
보건과 복지를 연계한 의료·요양·돌봄서비스 제공, 즉 돌봄통합이다. 사보원이 제공하는 돌봄통합서비스는 의료·요양·돌봄의 판정체계를 하나로 통합해 노인 인구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복지부는 올해 통합판정체계 2차 시범사업을 통해 요양과 의료의 필요도를 파악하고 요양병원, 지역사회 돌봄서비스 등과의 연계 기반을 마련한다.
사보원은 이미 돌봄통합서비스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성공적인 시스템 구축과 운영 중이다.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ISP(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2026년 3월에 맞춰 차질 없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 정책의 연착륙과 돌봄 수요자에 최적화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